포르노에 대한 발표

나는 학창 시절을 한적한 시골에서 보냈다. 안동시를 비롯하여 문경시, 영주시 등에 둘러싸인 경상북도 북부지방의 자칭 선비의 고장.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인구를 합쳐도 통닭대학교 재학생 숫자에조차 미치지 못하는 ‘깡촌’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워낙 인구가 적은데다 유교문화의 중심지이다 보니,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사람이 ‘한 집 건너 한 집’ 수준이었다. 그곳에서 ‘섹시하다’는 말은 ‘창녀’란 욕설과 동의어였고, ‘섹시한 옷차림’은 ‘티켓다방 아가씨들의 옷차림’을 상징하였다. 진한 화장에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섹시코드란 말은 설이나 추석 때나 잠시 볼 수 있는 썩어빠진 도시 문화의 지칭어에 불과하였다.
- 유세현, <대학생 성 문화의 특징> (2008.07.)


...라는 내용으로 성과 사회적 재현과목에 리포트를 제출했습니다. 사실 반쯤 졸면서(..) 썼기 때문에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교수님께서 꽤나 재미있게 읽으신 모양입니다. 그래서 리포트를 나누어주시면서,

"세현이는 안동 지역에서 살다 왔나봐요. 그래서 어린 시절에 안동지방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는데, 참 잘썼어요. 나중에 한번 읽어보세요."

하면서 리포트를 돌려주셨습니다.


거기까진 괜찮았습니다. 헌데....

그날로 제 별명이 안동총각이 되어버렸습니다.(.....)

대학생의 클럽 문화에 관한 조발표,

교수 : 그렇죠. 정말 MT에서 안 좋은 일들이 많았었어요. 요즘엔 많이 사라졌지요. 그래서 말인데, 우리 안동에서 올라온 세현이는 MT를 어떻게 생각하지?
유세현 : .....하;; 그, 그게 말이죠. 전 MT를 가본 적이 없어서...;;
교수 : 오~ 지금까지 MT를 한번도 안 가봤어요?
유세현 : 네.
교수 : 그럼 술 문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죠?
유세현 : 그게.. 제가 장이 안좋아서 술을 못마셔서....;;


(교수, 학생들 전부 박장대소)

발표자 : 그래서 제가 클럽에 가보니까 말이죠, 정말 저 안동에서 올라온 총각처럼 순수하게 생긴 사람이 막 춤을 추면서..
유세현 : ...............




광고에 대한 조발표 때,

발표자 : 광고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학생1 : 이효리 소주광고요!
발표자 : 네, 흔들어라~ 그거 있죠. 그리고 또?
교수 : 이럴땐 세현이를 시켜봐~
발표자 : 네, 안동에서 오신 분. 광고하면 뭐가 떠오르시죠?
유세현 : .....포카리스웨트 아가씨요.


....하는 식으로 틈이 날 때마다 저한테 성에 관련된 온갖 민감한 질문이 마구 날아오고 있습니다.
거의 하루도 빼먹지 않고 질문당하는 날이 요즘 들어 계속되고 있는...데....

아니, 우째 이런 일이!?!?!? -_-;;;

여러분, 저는 교회에서만 정체를 클록킹하는게 아니라 학교에서도 합니다. 흔히 3중인격이라고 말하지만 교회, 학교, 온라인에서의 제 활동 양상은 가급적 겹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지금 수업에선 마치 제가 안동에서 자라나면서 성에 다소 무지한(..) 보기드문 순진남처럼 인식되어서 관심의 표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랄까.

이거 사실상 동성애의 한 분파나 다름없는 '백합의 권위자'(...)까진 아니더라도, 하여간 백합을 열렬히 선호하는 성격에, 현재는 다카포에 목숨을 걸고 있는 미소녀게임 플레이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날이 바로 제삿날(....)

그래서 필사적으로 정체를 숨기고 있는데 말이지요.
내일이 제가 소속한 4조의 발표입니다.
주제는 미디어 성 담론.

[미디어 성 담론이 무엇인가요?]

우문이군.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닌가.

즉, '포르노'다!

[......]

.....

[.....]

.......

그래서 조원들과 모여 이 '포르노'에 대하여 열심히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조원 : 그런 의미에서 교수님이 무척 좋아하시는 세현이가 발표를 맡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조원들 : 찬성!
유세현 : ......


부루투스, 너도인가.


하여간 대세에 떠밀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내일 미즈우미는 강의실에서 학생들 앞에서 '포르노'에 대한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참고 자료로 제시할 영상...


후, 이젠 나도 몰겠다.(.....) [.....]

by 水海유세현 | 2008/07/23 22:24 | 통닭 스토오~리 | 트랙백 | 덧글(5)

성과 사회적 재현

오타쿠학....이 아니고 일본의 문화와 예술 말고 수강하는 것은 포스트 제목대로 '성과 사회적 재현'입니다. 뭐~얼, 다르게 생각할 필요도 없지요. 이를테면 연애이야기. 남녀의 성 담론. 뭐, 그런 이야기들.

얼마 전에 조별토론을 했는데 말이지요.
교수님이 칠판에 적어 주신 주제는 "성적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하여.

제가 소속한 조의 결론은 '방법이 없다.' (....) [...어이;;]
남녀의 인식 차이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 근거이지만, 뭔가 좀 정상적이지 않은 결론인 것은 확실하군.

그리고 다음 날.

미즈우미는 아침형 인간이기에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 6시에 밥을 먹고 버스를 타고 학교에 옵니다. 교실에 도착한 7시부터 수업이 시작하는 9시까지가 제가 하루에 유일하게 공부하는 시간. 저 다음으로 오는 사람은 대체로 8시 반쯤에 오니까, 오롯이 혼자서 빈 강의실을 한시간 반동안 쓰고 있지요.

그리고 학교에 고용된 용역 아주머니들은 저보다 약간 늦게 청소를 시작합니다. 그 시각이 7시 15분 정도. 매일 아침마다 인사를 나누고 있지요. 하여간 그 15분간의 짧은 타이밍에 저는 남들은 보지 못하는 전날의 칠판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뒷 수업에 누가 써놨나 보죠?

......





...빈 강의실에서 너무 웃었더니 복근이 땡겨서 이거....(.....)

by 水海유세현 | 2008/07/21 15:41 | 통닭 스토오~리 | 트랙백 | 덧글(16)

다카포 프로젝트, 최종 보스전 돌입

이 순간을 기다려 왔습니다.

반 년을 끌어 온 이 <다카포 프로젝트>의 사실상의 마지막 타이틀.

<다카포 프로젝트>의 라스트 최종 보스!

플레이 스테이션2 DVD 4.7GB 미디어 2장,
공략 캐릭터 정식 12명 + 히든 캐릭터 2명 도합 14명.


역대 다카포 SERIES 최강의 분량을 자랑하는 D.C.2 P.S!

...
.
.

저번에 D.C.F.S.때처럼 카류선배 자취방에서
한 일주일 신세를 지면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저의 자만이었습니다.

'한 사람 클리어'하는 데 '스킵모드'로 풀가동시켜서
'한 시간 반'이 걸리는 미소녀게임은 태어나서 네가 처음이다. -_-;;;;


하여간... 특별한 제한사항이 없는 한,
'두 번째로 좋아하는 캐릭터부터 그 다음 좋아하는 순으로 쭈욱 클리어 한 후,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가장 마지막에 클리어'의 제 나름의 미소녀게임 캐릭터 순번 원칙에 따라..

시라카와 나나카→츠키시마 코코→코우사카 마유키→유키무라 안즈→아마카세 미나츠→하나사키 아카네→사와이 마야→에리카 무라사키→타카나시 마히루→藤林 忍→莉乃→아사쿠라 유메→아사쿠라 오토메→아이시아→요시노 사쿠라

의 순으로 클리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위치는 유키무라 안즈. 내일중으로 신나게 날뛰면 어떻게든 아카네까지는 끝을 낼 수 있을 것도 같고... 나머지는... 에휴, 언제 다 끝내나...orz 해도해도 끝없는 분량. 정말 최종보스답습니다.

여러분들은 미소녀게임을 플레이할 때 어떤 순서대로 하시는지?


D.C.2 P.S 오프닝 영상.
제가 손수 캡쳐해다가 만들어 보았지만 생각보다 제법 잘 만들어진 것 같군요.^^;;

by 水海유세현 | 2008/07/17 22:20 | 유리라컴퍼니 | 트랙백 | 덧글(14)

무료과외 인증서(?)가 나왔습니다.


많은 시간을 투입하지 않고 손쉽게 고소득을 올리는 과외, 대학생이면 누구나 한두번쯤 생각해 봅니다. 제 주위에도 수없이 많고. 아니, 많은 정도가 아니구나. 학교가 학교이니만큼, 아주 짭짤한 수입이 보장되어 있지요. 난 과외한다고 자랑하고, 그걸 들은 친구들은 부러워하고. 그 돈으로 양주도 마시고, 거나하게 밥도 쏘고, 명품 핸드백도 사고. 제가 만약 과외를 했더라면 어디에 돈이 투입되었을지는 충분히 상상하실 수 있으므로 설명은 생략합니다만..^^;;;

'나는 내 학벌을 팔아서 과외로 돈을 벌지 않겠다'고 부모님께 공식으로 선언한 게 4년 반 전의 일입니다. 한국의 교육계에서 벌어지는 비싼 사교육비와 이에 등골 휘는 386세대의 고생, 그 피땀어린 돈을 쌈짓돈 쓰듯 하는 대학사회에 엄청난 반감을 품었던 저인지라. 지금껏 과외를 해달라는 부탁을 개인적으로도 몇 번 받았습니다. 길가다가 학부모한테 스카웃제의를 받은 적도 있고. 여하튼 복학한 뒤 지금껏 과외라곤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받는 용돈은 1학년이던 5년 전이나 물가가 폭등한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마당에, 철저한 근검 절약으로 한달에 근 20만원 가량(청약 10만+CMA10만)을 저축하면서도 입에 풀칠하듯 지금까지 잘 지내 왔습니다. 인턴으로 뛰고, 연구실에서 알바도 하고, 친척들에게 모금(?)도 받고. 그렇게 쪼달리며 살면서도 과외는 절대로 하지 않았고, 아끼고 절약하고 뛰어서 모은 돈으로 안경회 일본원정단을 다녀왔고, 각종 행사와 이벤트에 즐거이 참가해왔고, 지금도 일본에 유학을 가기 위한 실탄을 채우고 있습니다.


그 대신에 이른바 무료과외라고 할까, 학교의 자원봉사단과 연계하여 작년에는 저소득층 어린이와 멘토링을 했고, 올해는 일본어를 학우들에게 가르쳤습니다. 돈 한푼 받지 않고, 제 시간 내어서. 누구 한명 알아주지 않고 칭찬해주지도 않는 짓거리를 왜 고집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많이 잊혀진 신념의 문제라고 할까요. 일그러진 한국의 교육환경에 대한 저 나름의 거친 항의의 표현인지도 모릅니다. 시골,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학원' 자체가 아예 없었던 그 깡촌에서 소중한 벗들과 함께 밑바닥에서 몸부림친 추억 때문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한국땅에서 용돈벌이 과외를 할 생각은 없습니다. 대신에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진심으로 원하는 사람들에게 계속 값없이 봉사할 듯.

그래요.



열과 성의를 다한 가르침을

값없이 공짜로 만방에!!


[...방금 전의 감동은 다 헛것이었단 말인가!!! -.+;;;]

by 水海유세현 | 2008/07/15 20:58 | 바닷가의 미소녀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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